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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민국 총체적 위기: 안보 (2) 등록일 2019.04.30 13:53
글쓴이 애국정책전략연구원 조회 15

6. 한국의 방어태세 평가

클라우제비츠는 그의 유작인 전쟁론(On War)에서 전쟁은 적개심과 같은 맹목적 힘, 우연의 작용, 그리고 이성의 측면이라는 세가지 요소에 지배받는다고 주장하면서, 첫 번째 맹목적 힘은 '국민,' 우연의 작용은 지휘관과 군대,' 이성의 측면은 정부'가 담당한다고 언급하였고, 결론적으로 국민군대정부가 삼위일체(Trinity)’를 이루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한국의 방어태세를 평가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국민들의 대북경계심 약화

영국의 군사역사학자인 하워드(Michael Howard)는 전쟁은 외부적으로는 작전적 차원, 기술적 차원, 군수적 차원에 의하여 승패가 결정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차원(social dimension) 즉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태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의하면 이러한 사회적 차원은 핵전쟁에서 더욱 절대적으로 중요해진다. 그는 핵전쟁의 억제, 또는 보복의 시행을 결정하는 요소는 사회의 단결(social unity)이 정치적 결단(political resolve)과 같은 사회적 차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핵전쟁의 사회적 차원으로 인하여 러시아나 중국과 같이 사회에 대한 일사불란한 통제가 가능한 국가가 핵전쟁에서는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핵전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핵전쟁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국민들이 핵전쟁에서도 어떠한 희생을 무릅쓸지라도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지니고 과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재래식 전쟁에도 결의가 높지 않는 한국 국민들이 핵전쟁에 대하여 단호한 결의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수의 국민들은 내면적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기 어려울 것임을 알고 있지만, 지금 당장 편안한 마음을 갖기 위하여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믿고 싶어하고, “전쟁은 없다또는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라는 정부의 주장을 믿고 싶은 것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2018615-1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한반도 안보상황에 관하여 이전에는 40-50% 정도가 불안하다고 생각하였지만, 판문점 선언 후에는 43.8%가 안정적으로, 21.4%는 불안하다고 인식함으로써 역전된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의 안보상황이 호전되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결의가 약해지고, 평화라는 미사여구를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3>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최근 국민여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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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주평통 국민 통일여론조사 결과, http://www.nuac.go.kr/actions/BbsDataAction?bbs_idx=540207&menuid=G060101&bbs_id=G060101&cmd=view&_template=01(검색일: 2019. 2. 5).

 

(2) 안보위기 불감의 정부

핵전쟁이든 재래식 전쟁이든 그 수행주체로서의 정부는 대비해야할 대상인 위협을 평가하고, 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하여 구체적인 수행계획을 수립하며, 위기나 전쟁을 종결시킨 후 평시로 복귀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게 된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가용한 국가의 모든 자원을 체계적으로 동원 및 활용해야 하고, 부족할 경우 동맹 또는 우방국들로부터 지원을 획득하는 방안을 고심해야할 것이다. 핵전쟁의 경우에는 그 여파가 워낙 심대하다는 점에서 재래식 전쟁의 대비나 수행보다 더욱 철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떤 한국 정부도 핵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위기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것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를 진지하게 고민해오지는 않았다. 핵전쟁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단호하게 대응하여 추가적인 도발을 방지하면서도 지나친 확전을 자제시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한국 정부는 핵위기 관리를 위한 마땅한 대안을 개발하고자 노력하지도 않았고, 따라서 지금도 보유하지도 못하고 있다. 북핵 위협이 심각해지자 미국은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일본까지 실제로 이동시키는 비전투원 후송작전’(NEO: 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을 연습하였고, 일본 또한 미국과 함께 양국 국민을 함께 소개하기로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경우 핵민방위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듯이, 북핵 공격을 받는 상황은 생각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현 문재인 정부의 역대의 다른 어느 정부에 비해서 북핵 대비 노력이 미흡한 상황이다. 북한이 스스로 핵무기를 폐기할 것으로만 기대한 채 핵전쟁을 우려하여 정부가 수행해야할 과제는 어느 것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한다면서 철저한 친북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대통령과 정부는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정책은 시행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선시대 청국을 모시는 것처럼 북한을 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헌법 제662항에 의하여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니고 있지만, 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불안한 것이다.

 

(3) 정치화되고 비전문적인 군대

민군(民軍)관계에 대한 저명한 학자인 헌팅톤(Samuel P. Huntington)은 문민(文民) 즉 민간인에 의한 군의 통제를 강조하면서 주관적 문민통제(Subjective Civilian Control)와 객관적 문민통제(Objective Civilian Control)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그에 의하면 주관적 문민통제는 국가지도자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군대를 철저히 통제하는 측면, 즉 글자 뜻 그대로의 문민통제를 중시하고 이를 위하여 군대의 권력을 가능한 한 약화시키려고 하는 측면으로서, 이 경우 외부위협에 대한 군대의 대응력이 약화되는 우려가 있다. 반면에, 객관적 문민통제는 민과 군이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군대가 국가안보를 위한 철저한 전문성을 보유하는 상태를 말하고, 이것이 바람직한 상태라고 추천되고 있다. 헌팅톤에 의하면 민군관계에서는 민간 국가지도자가 군대를 철저히 통제하는 것도 중요시하지만, 군대를 전문집단화함으로써 문민통제와 전문성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는 객관적 문민통제의 요체는 자율적인 군전문직업주의의 인정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정치권은 군의 전문직업주의나 전문영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가안보나 국방문제에 있어서 국방부나 합참의 의견이 무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관측되고 있고, 국방의 문제에 있어서 군이 건의하는 것을 기초로 정치 지도자가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일방적 지침을 하달한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진급과 보직의 내용에 구체적으로 간섭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대의 병영생활까지도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고, 장거리 요격미사일(L-SAM)의 시험발사 연기에서 나타났듯이 이제는 군사력 증강의 내용까지도 간섭하고 있다.

군의 경우에도 문제가 적지 않는 바, 2018919일 북한과 체결한 군사합의와 관련하여 군이 충분한 의견을 제시하였는지 아니면 정치권의 지침을 받아서 일방적으로 수용했는지에 대한 국민적인 의심이 적지 않고, 합의 이후에도 그로 인한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이를 해소하거나 보완하는 노력을 경주하지는 않은 채 군대가 나서서 문제가 될 것이 별로 없다고 강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서도 군의 독자적인 입장이 없는 것 같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유사하다. 실제로 북핵 대응과 관련하여 군인들 나름대로 충분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예비역 장성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수호 예비역 장성단이 출범하여 군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7. 한미동맹의 약화

동맹의 경우 동등한 국력을 가진 국가 간의 동맹(다른 말로하면 대칭동맹, asymmetrical alliance)과 약소국과 강대국 간의 동맹(비대칭동맹, asymmetrical alliance)은 성격이 매우 다르다. 전자는 서로의 군사적 지원을 서로가 필요로 하지만 후자의 경우 강대국은 약소국의 군사력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매우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대국은 약소국에게 군사력을 통하여 안보를 제공하지만 약소국은 군사력으로는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자율성을 양보함으로써 강대국과의 동맹에서 호혜성을 보장하게 된다. 이것을 국제정치학자들은 자율성-안보 교환”(Autonomy-Security Trade-off)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교환이 형성되기 때문에 강대국과 약소국 간의 동맹이 오히려 견고하고 오래 지속된다. 반대로 약소국이 자율성을 양보하지 않을 경우 강대국은 호혜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비대칭 동맹을 형성하지 않거나 금방 폐기하게 된다. 현재 미국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고 있는 나토, 미일동맹, 한미동맹은 모두 비대칭동맹으로서 이러한 자율성과 안보의 교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의 전력이나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에서 자주를 강조하는 입장이고, 참모들의 성향도 그러하다. 북한의 핵능력 강화로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한국의 현 상황에서는 대미 자주성 강화나 균형외교를 더 이상 추진하지 못할 상황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기존의 정책방향을 변경시키지 않고 있다. 미국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기보다는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대북정책의 주안을 두고 있고, 이를 위하여 다양한 사안에서 미국 경제제재의 예외를 요청하기도 했다.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해서는 미군에게 책임을 더욱 강화시키고자 노력해야하는 상황임에도 201810월 개최된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는 미국과 '연합방위지침'에 합의하여 전시 작전통제권의 조속히 환수할 것과 그 이후에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연합사령관을 한국군이 담당한다는 데 합의하였다. 또한 2019년부터 적용될 방위비분담 문제에 관하여 미국의 요구를 적절하게 수용하지 못하여 적지 않은 액수로 증액하면서도 미국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결과가 되었다.

현 정부는 북핵위협과 한미동맹 간의 모순을 북핵 위협의 해소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의 위협만 감소되면 미국에게 편승하지 않아도 되고, ‘자율성-안보 교환의 모델에 충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 20182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북한과 대화의 채널을 구축한 다음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그리하여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합의에 포함시켰으며, 이에 대한 기대를 현재까지도 낮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은 그 동안 북한은 핵무기 폐기를 위한 결정적 조치는 전혀 강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비핵화를 명분으로 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하여 한반도에서 주도적인 위상을 확보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포함하여 한미동맹을 철폐시킬 의도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핵위협 해소는커녕 동맹만 상실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로 인하여 한국은 현재 한반도에서의 대표성과 안보에 관한 자결권을 상실하고 있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임에도 북핵 문제의 처리는 전적으로 미국이 담당하게 되었고,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 관한 제반 사항을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는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려하고 한국은 일방적으로 무시한다. 현 정부는 자주를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오히려 우리의 안보문제는 미국과 북한에 위탁하는 비자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결과로서 앞으로 한국의 운명이 좌우될 수도 있는 결정이 미국과 북한 간의 협상에서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미국은 이미 자국의 안보 차원에서 북핵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안전이 북한 비핵화의 궁극적인 목표라도 언급한 적이 있고,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미북 실무회담에서도 비건 대표는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ICBM)의 폐기를 집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보수층에서는 북한이 미국 공격능력을 제거하고,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으로 호응하는 거래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우리의 안보를 미국의 배려와 북한의 선의에 위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8. 나가며

현재 한국의 안보상황은 총체적 위기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북한의 핵위협은 심각해져있는데 정부, 군대, 국민 모두가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고, 철저히 대비하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는 한미동맹이 유일한 의지처지만 이것도 최근에는 위험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6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 장에서 도발적일 뿐만 아니라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한미연합연습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하였고,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한미군을 철수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12월 매티스(James Mattis) 국방장관이 사임하면서까지 반대했음에도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2,000명의 미군을 철수시킨다고 결정하였고,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14,000명 중에도 절반 정도가 철수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북한의 핵위협이 미 본토를 위협할 정도라고 판단할 경우 주한미군의 철수나 상당한 감축과 같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누구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한국은 안보의 완벽폭풍(perfect storm)’을 걱정해야 한다. ‘완벽폭풍은 따뜻한 저기압 공기, 찬 고기압의 공기, 열대성 습기 등이 결합되어 가능한 최대한 위력의 폭풍이 되어 강풍과 폭우로 해당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경우이다. 우익인사들이 페이스북이나 카톡에 1975년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있었던 북베트남에 의한 남베트남의 병합 사례를 빈번하게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이고, 한반도 평화, 통일까지도 저절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최악의 상황을 예견하여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정부부터 장밋빛 낙관론에 정어 행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완벽폭풍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더욱 답답한 것은 안보의 완벽폭풍이 다가올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현명하고 적절한 예방책을 제안해도 정부가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예방책을 주도적으로 강구하기는커녕 정부는 오히려 그러한 완벽폭풍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제반 정책을 추구하고 있고, 안보 전문가들이나 보수층 국민들이 표출하는 걱정이나 우려는 전혀 수렴하고 있지 않다. 몇몇 전문가들이나 국민들이 모여 현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의 토론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인 상황일 수 있다.